가수 인순이는 다음달 19일과 20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디너쇼 '뜨거운 만남'을가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티켓 가격은 VIP석 22만원/R석 19만 9000원. 이 가격은 작년 연말 공연보다 4만원/4만 8000원이 오른 가격이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성격의 공연을 하는 주현미, 심수봉, 송대관, 혜은이-이홍렬 디너쇼보다 1~2만원 가량이 비싼 가격이라고 하는군요.
물가 상승으로, 제반 경비는 늘어나고 가수들 개런티는 그대로이거나 상승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공연 비용이 높아져서 티켓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공연 기획사의 설명입니다. 경제불황으로 공연시장도 어려워졌는데, 스스로 몸값을 낮추며 관계자들과 공생의 길을 찾고있는 다른 분야의 스타들과는 달리, 일부 가수들은 그럴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한 관계자의 말도 기사에 실렸습니다.
'대중가수를 외면하는 전문공연장의 현실'이란 주제로 기자회견까지 열었던 그녀였는데... '오페라 극장'에서 거부당한 그녀를 기다리는 건 최고의 호텔에서 열리는 가장 비싼 공연무대였나 봅니다. 보란듯이 최고의 공연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보이고 싶은 그녀의 욕심도 일정부분 반영이 되었을테구요.
디너쇼 티켓 가격만으로 그녀를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녀에게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드는건 사실이지만 말입니다.
자신의 꿈을 이뤄달라고 대중을 향해 호소할 때, 그녀는 약자처럼 보이려 애썼습니다. 대관 심사 기준이 뭔지 가르쳐달라며, 자신을 2번씩이나 거부한 '예술의 전당'의 처사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칠 때, 그녀는 힘센 '예술의 전당'의 횡포에 희생당하는 약한 피해자인 것처럼 스스로를 묘사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대해 별로 서운한 감정이 없을지도 모르는 다른 대중음악인들까지 하나의 배경으로 만들어버리면서, 마치 자신이 그들의 입장을 대변이라도 해주는 듯 행동했습니다. 긍지를 갖고 활동하는 대중음악인들도 많을텐데, 그녀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시키 위해 대중음악의 위상 자체를 스스로 격하시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진심을 다해 불렀고, 그러기에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었던 '거위의 꿈'이란 노래의 의미마저도, 그녀는 스스로 퇴색시켰습니다.
그토록 절실하게 외치던 그 꿈의 의미를 알아버린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해지고 말았습니다.
꿈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누구나 꿈꿀 수 있으며, 무엇을 꿈꾸는지도 자유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입니다.
허나, 인순이는 이미 실패한 듯 합니다.
꿈을 이루는 방식이 틀렸습니다.
꿈을 이뤄달라고 누군가에게 외치기 전에, 더 많은 노력과 더 많은 기다림을 참고 견뎠어야 했습니다.
대중 앞에서 '왜 나는 안되냐'고 그렇게 소리친 순간, 그녀는 이미 꿈을 이루려는 노력을 포기한것입니다.
다시 티켓값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그녀에게 서운한 건 말입니다.
수많은 편견 속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힘겹게 성공을 이룬 인순이라면 말입니다.
낮은 곳으로부터 시작하여, 인내와 노력으로 높은 곳으로 날아오른 인순이라면 말입니다.
자신의 꿈을 이뤄달라고, 대중들의 동조를 바라며 손을 내밀던 인순이라면 말입니다.
모두가 어려운 이 어려운 시기에... 한번쯤 자신의 개런티를 조금이라도 낮춰서...
보다 저렴한 공연으로...서민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봄직도 한데 말입니다.
여전히 머릿속엔 '오페라 극장'만 가득할 '인순이'에겐... 너무 과한 기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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