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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토론 - 친권 회복, 천륜인가 아닌가?

샤워를 하고 나와 몸을 닦으며 습관적으로 TV를 틀게 되었는데, 마침 '100분 토론'이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친권 회복 논란'이 주제였습니다. 이미 토론 중반을 넘긴 상태였구요.
아무리 객관적으로 보려고 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논리만 펴면서  속답답한 소리만 해대는 '천륜측' 때문에 뚜껑이 열릴락 말락 하다가, 대구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싱글맘의 전화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이혼 후 두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전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했고, 현재는 전남편보다 재산이 더 많은 상태인데, 두 아이가 성년이 되기 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이 도대체 어떤 조치를 취해놓아야 하는지 물으며 울먹이던 목소리에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약자 한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주는 것이 정의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 같습니다.'라는 마지막 말이 가슴에 콕 박혔습니다.
 급기야는... '천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성균관을 대표해서 나온 최씨가 자신도 언론의 피해자라며, 언론이 자신을 무조건적인 '천륜측'으로 몰아 이 자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으로 백기를 들어버립니다. 하긴, 것도 영 틀린 말은 아니겠군요.
 허나, 그 자리에 앉아서 그렇게 빠져나갈 논리만 찾으며 요리조리 피해가느라 땀을 뻘뻘 흘려할 정도로 논거가 불충분한 주장이었다면, 하필 그 시기에 그런 발언을 터뜨리지 말았어야죠. 그 발언의 파급효과와, 또 그 말의 꼭지만 따서 이용해먹을 사람들을 생각하셨어야지 말입니다.

 정의의 여신 디케가 들고있는 저울이 기울어진 이유는, 바로 약자의 입장을 더 많이 고려해야 진정한 평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바로, 드라마 '신의 저울'에서 '김혁재 검사(문성근 분)'님의 마지막 대사 중에 나온 말입니다. 그것이 곧 드라마의 주제이기도 했구요.

 고아가 부자의 먹이가 되지 않고
 미망인이 강한 자의 먹이가 되지 않으며
 1세켈을 가진 이가 60세켈 가진 이의 먹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기원 전 2050년 이전에 만들어진 우르-남무 법전에 쓰여진 말이라고 합니다.
 수천 년을 내려온 이 법전의 말을 깊이 새기며, 법은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는지, 진정한 '법 앞의 평등'이란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악법도 법'이지만...

 약한 자가 강한 자의 먹이가 되고, 악한 자에게 충분히 악용될 수 있는 '악법'이라면,  반드시 선한 자들의 손으로 그 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법도 사람이 만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