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본가가 있다보니 1~2개월에 한번은 대구에 내려간다. KTX가 없던 시절엔 4시간 정도 걸리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에 기차 안에서 원없이 자고, 식당 칸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뭐 그렇게 길고 지루한 여정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허나, KTX의 스피드에 길들여지면서부터는 긴 시간을 참기가 힘들어져서, 어쩌다 우등 고속버스라도 타게 되면 몸이 심하게 뒤틀리고 집에 도착하면 녹초가 되어있다.
많은 것들이 빨라졌다. 컴퓨터의 정보처리속도는 이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빨라졌고,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 밖에 있었던 초고속 인터넷이 없는 생활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빨라지는 스피드에 적응이 되어가면서, 기다림과 인내에는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스피드가 중요한 시대이지만, 조금 생각을 바꿔보면 많은 것들을 빠르고 편하게 햬결할 수 있게 된 만큼, 우리의 생활이 더 여유로워질 수도 있는데, 빨라지는 속도에 따라 우리의 삶도 점점 더 각박해지니 말이다.
빨라진 만큼, 우리는 더 느려질 수도 있다.
과거에는 시간을 들여 힘들게 처리하던 일들을 하이테크놀로지에 맡겨놓고, 우리는 천천히 제대로 먹고, 천천히 제대로 사는 웰빙 라이프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허락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스피드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자연의 속도에 순응하는 삶을 추구하는 '슬로 푸드 운동'은 속도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이 건강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주장한다.
너무 급하게 달려오면서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되찾고, 좀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지킴, 가르침, 지지함'
이것은 1996년의 슬로푸드 법령에 나와있는 3가지 활동지침이다.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식재료나 요리, 양질의 식품, 와인을 지키고, 아이들을 포함하여 음식을 소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맛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며, 질 좋은 재료와 음식을 제공하는 생산자를 지지하고 보호한다는 내용이다.
'슬로푸드 운동'은 1986년 이탈리아 로마의 에스파냐 광장에 미국의 대표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가 진출한 것과 그 시작을 같이한다. 식생활 문화잡지 '고라'의 편집자였던 카를로 페트리니(現 슬로푸드운동 국제본부 회장)가 이탈리아 아르치(ARCI:여가문화협회)라는 단체의 한 부문으로 '아르치 고라'라고 하는 미국음식 모임을 만든 것이 시초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빠른 음식, 즉 패스트푸드에 반하는 개념으로 출발한 이 운동은 점차 생활 전반으로 개념을 확장시켜 '슬로 라이프'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1989년 파리에 각국 대표들이 모여 '슬로푸드 선언문'을 채택하면서부터 국제적인 규모의 운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현재는 120여개국에 1000개 이상의 지부가 있을 정도로 활발하다.
'슬로푸드 선언문'은 현대문명을 속도문명으로 규정하고, 그러한 속도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슬로푸드의 방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패스트푸드라고 지칭있는 햄버거, 피자, 치킨 등은 좁은 의미의 패스트푸드에 해당된다. 이러한 협의의 패스트푸드 말고도, 공장형 방식으로 대량 사육하거나 재배한 먹거리를 가리켜 광의의 패스트푸드로 부른다. 다시 말해, 자연의 생산과정을 단축해 생산한 먹거리, 예를 들어 성장 호르몬, 유전공학적인 기술 등으로 사육기간을 단축한 닭고기·돼지고기·소고기, 1년에 한번이 아닌 여러 번 수확하는 채소나 과일 등도 패스트 푸드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패스트푸드는 맛을 내기 위해 지방이나 인공감미료가 많이 들어가 있고, 염분 함량이 지나치게 높으며, 섬유질과 미네랄의 함유량은 낮다. 천연식품들이 아닌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습관이 이어질 경우에는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비만을 비롯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섬유질을 많이 함유해 지방 함량이 낮고, 미네랄도 풍부한 슬로 푸드는 패스트푸드로부터 현대인의 입맛과 건강을 보호해줄 방어막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슬로푸드는 지역의 농업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가격과 효율성 경쟁에 밀려 외면받는 농경문화와 소중한 천연자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나아가 이를 지키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음식문화의 표준화와 획일화를 가져오는 패스트푸드로부터 우리 고유의 음식 문화를 지키는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국내에 슬로 푸드 운동이 처음 소개된 것은 2000년 경남대 심리사회학부의 김종덕 교수에 의해서다. 김종덕 교수는 '슬로우푸드 운동의 이념과 의의'라는 글에서 "농업 중심의 사회에서 공업 중심의 사회가 되는 데 다른 나라는 100년이 넘게 걸렸지만, 우리는 불과 40여 년 밖에 안 걸렸다"면서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에 주력했고, 사람들은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졌다. 우리 사회에 슬로푸드 운동이 확산되면 빨리빨리 문화가 완화될 것이며 빨리빨리 문화가 가져온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우리의 전통 음식은 대부분이 슬로푸드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 등의 발효식품 들은 우리의 자랑스런 슬로푸드들이다.
사찰음식 역시 대표적인 슬로푸드라고 할 수 있겠다. 화학 조미료 대신 발효식품으로 간을 하고, 제철 음식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슬로푸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사찰음식을 배우려는 주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녹차와 채식>의 저자 홍승 스님은 "자연건강식품인 사찰 음식을 먹으면 미각 발달은 물론 건강도 돌볼 수 있다"면서 "바쁜 생활 속에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현대인의 식습관에 맞는 다이어트식이자 자연과 하나됨을 추구하는 최상의 음식"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만 50여 개의 전문 식당이 운영될 정도로 사찰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떤 재배과정을 거쳤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안심을 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슬로푸드 운동은 힘을 얻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은 음식 문화를 넘어 생활 전반,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도 기여하는 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든 이 시기에, 천연의 먹거리만 먹고, 천천히 여유를 갖고 살자는 말이 사치스럽게 들릴 수도 있다.
실제로 '슬로 푸드'는 비싸고 고급스러워, 일부 계층만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보면 생활 속에서 '슬로 푸드, 슬로 라이프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은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부터다.
많은 것들이 빨라졌다. 컴퓨터의 정보처리속도는 이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빨라졌고,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 밖에 있었던 초고속 인터넷이 없는 생활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빨라지는 스피드에 적응이 되어가면서, 기다림과 인내에는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스피드가 중요한 시대이지만, 조금 생각을 바꿔보면 많은 것들을 빠르고 편하게 햬결할 수 있게 된 만큼, 우리의 생활이 더 여유로워질 수도 있는데, 빨라지는 속도에 따라 우리의 삶도 점점 더 각박해지니 말이다.
빨라진 만큼, 우리는 더 느려질 수도 있다.
과거에는 시간을 들여 힘들게 처리하던 일들을 하이테크놀로지에 맡겨놓고, 우리는 천천히 제대로 먹고, 천천히 제대로 사는 웰빙 라이프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허락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스피드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자연의 속도에 순응하는 삶을 추구하는 '슬로 푸드 운동'은 속도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이 건강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주장한다.
너무 급하게 달려오면서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되찾고, 좀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이것은 1996년의 슬로푸드 법령에 나와있는 3가지 활동지침이다.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식재료나 요리, 양질의 식품, 와인을 지키고, 아이들을 포함하여 음식을 소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맛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며, 질 좋은 재료와 음식을 제공하는 생산자를 지지하고 보호한다는 내용이다.
'슬로푸드 운동'은 1986년 이탈리아 로마의 에스파냐 광장에 미국의 대표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가 진출한 것과 그 시작을 같이한다. 식생활 문화잡지 '고라'의 편집자였던 카를로 페트리니(現 슬로푸드운동 국제본부 회장)가 이탈리아 아르치(ARCI:여가문화협회)라는 단체의 한 부문으로 '아르치 고라'라고 하는 미국음식 모임을 만든 것이 시초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빠른 음식, 즉 패스트푸드에 반하는 개념으로 출발한 이 운동은 점차 생활 전반으로 개념을 확장시켜 '슬로 라이프'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1989년 파리에 각국 대표들이 모여 '슬로푸드 선언문'을 채택하면서부터 국제적인 규모의 운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현재는 120여개국에 1000개 이상의 지부가 있을 정도로 활발하다.
'슬로푸드 선언문'은 현대문명을 속도문명으로 규정하고, 그러한 속도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슬로푸드의 방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패스트푸드라고 지칭있는 햄버거, 피자, 치킨 등은 좁은 의미의 패스트푸드에 해당된다. 이러한 협의의 패스트푸드 말고도, 공장형 방식으로 대량 사육하거나 재배한 먹거리를 가리켜 광의의 패스트푸드로 부른다. 다시 말해, 자연의 생산과정을 단축해 생산한 먹거리, 예를 들어 성장 호르몬, 유전공학적인 기술 등으로 사육기간을 단축한 닭고기·돼지고기·소고기, 1년에 한번이 아닌 여러 번 수확하는 채소나 과일 등도 패스트 푸드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패스트푸드는 맛을 내기 위해 지방이나 인공감미료가 많이 들어가 있고, 염분 함량이 지나치게 높으며, 섬유질과 미네랄의 함유량은 낮다. 천연식품들이 아닌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습관이 이어질 경우에는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비만을 비롯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섬유질을 많이 함유해 지방 함량이 낮고, 미네랄도 풍부한 슬로 푸드는 패스트푸드로부터 현대인의 입맛과 건강을 보호해줄 방어막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슬로푸드는 지역의 농업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가격과 효율성 경쟁에 밀려 외면받는 농경문화와 소중한 천연자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나아가 이를 지키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음식문화의 표준화와 획일화를 가져오는 패스트푸드로부터 우리 고유의 음식 문화를 지키는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국내에 슬로 푸드 운동이 처음 소개된 것은 2000년 경남대 심리사회학부의 김종덕 교수에 의해서다. 김종덕 교수는 '슬로우푸드 운동의 이념과 의의'라는 글에서 "농업 중심의 사회에서 공업 중심의 사회가 되는 데 다른 나라는 100년이 넘게 걸렸지만, 우리는 불과 40여 년 밖에 안 걸렸다"면서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에 주력했고, 사람들은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졌다. 우리 사회에 슬로푸드 운동이 확산되면 빨리빨리 문화가 완화될 것이며 빨리빨리 문화가 가져온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우리의 전통 음식은 대부분이 슬로푸드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 등의 발효식품 들은 우리의 자랑스런 슬로푸드들이다.
사찰음식 역시 대표적인 슬로푸드라고 할 수 있겠다. 화학 조미료 대신 발효식품으로 간을 하고, 제철 음식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슬로푸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사찰음식을 배우려는 주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녹차와 채식>의 저자 홍승 스님은 "자연건강식품인 사찰 음식을 먹으면 미각 발달은 물론 건강도 돌볼 수 있다"면서 "바쁜 생활 속에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현대인의 식습관에 맞는 다이어트식이자 자연과 하나됨을 추구하는 최상의 음식"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만 50여 개의 전문 식당이 운영될 정도로 사찰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떤 재배과정을 거쳤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안심을 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슬로푸드 운동은 힘을 얻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은 음식 문화를 넘어 생활 전반,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도 기여하는 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든 이 시기에, 천연의 먹거리만 먹고, 천천히 여유를 갖고 살자는 말이 사치스럽게 들릴 수도 있다.
실제로 '슬로 푸드'는 비싸고 고급스러워, 일부 계층만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보면 생활 속에서 '슬로 푸드, 슬로 라이프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은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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