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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먹는 의학정보

[불황으로 호황맞은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건강하게 먹는 법


 쉬는 날이었던 지난 3일 오후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침을 겸한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기 위해 찾았던 분당 수내동의 맥도날드 매장은 3000원대의 런치세트를 먹기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교복입은 학생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풍경이었지만, 설렁탕집이나 뼈다귀 해장국집에서나 볼 수 있을듯한 넥타이 부대들의 모습은 상당히 이색적인 느낌을 주었다.
 경제가 바닥을 치면서, 패스트푸드업계는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최악의 불황으로 허리를 더 졸라맬 벨트구멍도 없는 서민들에게는 맥도날드의 저가 마케팅이 반가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10여분을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불황이 기회일 수도 있는데 말이야~'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저 생각에 그칠 뿐이다. 불황이 가져다주는 기회보다는, 불황으로 인해 초래되는 어려움들이 더 크며, 준비없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발상은 자칫 한탕주위로 빠지기 쉽상이라는, 뭐 그런 그런 상념들에 휩싸인 채로, 난 '불황의 눈'같은 소란스런 맥도날드에서 3000원대의 브런치를 즐겼다.

 햄버거는 참으로 손에서 놓기 힘든 음식이다. 환자들에게 늘 입버릇처럼 패스트푸드의 유해성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햄버거를 포기하기 힘들단 말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1997년 미국산 쇠고기 O157:H7 오염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러웠을 때에도, 나는 그 텅빈 맥도날드 매장에 혼자 앉아서 빅맥을 우거우걱 씹어먹었더랬다.
 요즘도 나는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행버거로 식사를 떼운다. 맥도날드의 빅맥세트, 버거킹의 와퍼주니어세트, 그리고 롯데리아의 라이스 불고기세트 등을 번걸아 가면서 먹는데, 요즘은 특히 롯데리아 라이스 불고기에 꽂혀있다.



빅3의 대표세트메뉴의 칼로리와 영양구성 비교
 햄버거 세트의 열량은 어느 정도이며, 영양구성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각 업체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제품의 영양정보가 상세하게 나와있다. 그중에서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의 대표세트메뉴라 할 수 있는 빅맥세트, 와퍼세트, 한우불고기세트를 기준으로 영양을  비교해보자.

세트메뉴

중량(g/ml)

771

763

803

열량(Kcal)

1055

1104

1062.8

탄수화물(g)

133

128

124.4

단백질(g)

32

34

28.3

지방(g)

46

54

49.1

나트륨(mg)

1300

1017

1322.36


 칼로리와 영양구성에서 큰 차이는 없어보인다. 대개 칼로리가 1000Kcal를 약간 웃도는 수준인데, 성인여성의 하루 권장 칼로리를 대략 2000Kcal 정도로 보았을 때 하루 동안 섭취해야 할 열량의 절반 정도를 한꺼번에 섭취하는 셈이다. 여기에 콜라를 리필해먹으면 열량은 훌쩍 뛰어오른다. 지방과 염분의 함유량이 지나치게 높고, 높은 칼로리에 비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의 함유량은 지극히 낮다는 것도 문제시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으로 끊임없이 가져가는 포테이토를 쉽게 멈출 수가 없다. 콜라도 리필해먹지 않으면 웬지 손해보는 기분이 들어, 받고 버리는 한이 있어도 한번은 더 받고싶다.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새벽녘, 24시간이라고 불을 밝히고 있는 패스트푸드 매장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떨치기 힘든 '햄버거'의 유혹...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그 유혹을 피할 수 없다면...
 이 햄버거를 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만의 세트메뉴를 만들어볼까?
 풀 세트를 시키지 말고, 햄버거만 시킬 경우, 500~600Kcal 정도의 열량을 줄일 수 있다. 눈 딱 감고 후렌치 후라이를 포기하고, 음료를 우유나 차음료 등으로 대신하면 그만큼의 칼로리 절감효과가 있는 것이다. 샐러드를 버거에 곁들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콜라 없이 무슨 햄버거를 먹어?'라는 사람들(필자도 여기에 포함된다.)은 칼로리가 O에 가까운 다이어트 콜라를 권한다. 맛이 같을 순 없지만, 청량감은 얼추 비슷하고, 그나마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있다.
 '햄버거와 함께 먹는 감자는 절대 포기못해!'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 버거만 먹기 맹숭하니까 조금만 먹어야지 하며 세트를 주문하는데, 먹다 보면 멈추어지지가 않아서 바닥에 깔리는 부스러기까지 주워먹고 있다. 콘샐러드나 코올슬로 등에 정을 붙이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그냥 먹고... 운동을 좀 더 하는 수밖에 없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만을 포함한 각종 성인병의 원흉으로 몰매를 맞고있지만, 여전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잡고있는 패스트푸드.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사람들은 간편하면서도 맛도 친절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패스트푸드의 유혹에 더 쉽게 빠져들수밖에 없는데...

 햄버거를 자주 먹지 않고, 또 영양의 균형을 신경 써서 먹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햄버거를 쉽고 편하게만 먹기 보다는, 좀 더 꼼꼼하게 찬찬히 따져보며 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 그리고 간편하고 빠르게 먹는 패스트 푸드로서의 햄버거가 아니라 아주 가끔씩 즐기는 특별식 정도로 햄버거를 대하는 것이 햄버거를 보다 건강하게 먹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바로 그것이 건강과 햄버거를 동시에 포기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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