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터 가이드-여행

나홀로 도쿄여행 (3) - 다카시마야와 츠바메그릴

 

- 여행기간 : 2010년 2월 5일 ~ 7일

- 여행 참가자 : 나

- 여행지 : 신주쿠, 롯폰기, 오모테산도, 하라주쿠

 

 [관련 포스팅] 나홀로 도쿄여행 1 - 스이카 넥스 ( http://peterlog.com/120 )

                     나홀로 도쿄여행 2 - 신주쿠의 남성전용백화점들 ( http://peterlog.com/122 )

                     나홀로 도쿄여행 3 - 다카시마야와 츠바메그릴 (http://peterlog.com/123 )

                     나홀로 도쿄여행 4 - 롯폰기 모리타워와 모리 미술관 ( http://peterlog.com/125 )

                     나홀로 도쿄여행 5 - 오모테산도와 하라주쿠 ( http://peterlog.com/126 )


 

 

 

 듈째 날,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나름대로는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도 호텔을 나선 시각이 오전 9시였다.

 '다카시마야'가 문을 여는 10시까지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호텔에서 '다카시마야 타임스스퀘어'까지 느적느적 걸어가면서 여기저기 사진도 찍었다. 

 호텔 조식부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이미 한 잔 한 후였지만, 시원한 커피가 생각나서 '스타벅스'에 들어갔는데, 이른 시간이라 거리는 매우 한산한 편이었는데도 매장 안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혼잡했다.

 

 

[다카시마야 타임스스퀘어점]

 

 

 평소에서도 백화점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대표 백화점이나 쇼핑몰 한군데 이상은 꼭 가보고 싶어한다. 꼭 물건을 사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함께 하는 백화점 나들이에 익숙하고 또 좋아하기도 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여행을 가서도 그 지역의 백화점에 가보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자에게 백화점은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점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우선, 쾌적하고 넓은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그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더울 때는 더위를 식히고, 추울 때는 추위를 녹이기 위해서도 백화점만큼 적절한 장소가 없다. 그리고 백화점 식당가의 음식들이 특별히 맛있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기본은 되기 때문에, 식사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도 유용하다. 

 그런 실질적인 목적 외에도 여행지에서 백화점을 찾는 이유는 '백화점은 동시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원하는 것들이 가득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백화점이 유명한 궁전, 또는 오래된 성당, 교회, 사찰 같은 건축물들만큼의 가치와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과거의 사람들이 정성을 바치고 숭상하던 건축물도 물론 궁금하지만, 동시대의 그 지역 사람들이 가장 바라고 좋아하는 그것도 역시 보고싶다. 그래서 꼭 쇼핑 목적이 아니더라도 그 지역의 백화점에 가보는 것 자체가 여행에 의미를 더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에서 나와서도 한참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들어간 '다카시마야 타임스스퀘어'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백화점이었다. 백화점도 호텔처럼 별점을 매긴다면 별다섯개에다 반개 정도는 더 주고싶었다. '이세탄'의 느낌이 '아기자기한 섬세함'이었다면, '다카시마야'의 첫인상은 '고급스러운 정갈함'이었다. 탁트인 느낌의 쾌적한 매장은 섹션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었다.

 1층의 소품 할인코너에서 어머니와 누나들에게 줄 장갑을 선물로 구입했는데, 아줌마 점원이 아주 예쁜 포장지로 하나하나 꼼꼼하게 포장을 해주면서,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잘 산거라고 친절한 표정으로 말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좋은 백화점의 조건에는 점원의 친절함도 반드시 포함되는 것 같다.

 

 

[츠바메 그릴 @ 다카시마야]

 

80년 전통의 함부르그 스테키 전문점 '츠바메그릴'이 다카시마야 레스토랑 파크에도 들어와 있었다.

본점은 긴자에 있었지만, 굳이 함박 스테이크 한번 먹겠다고 긴자까지 갈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

그냥 눈앞에 보이는 '다카시마야점'에 들어갔다.

 

12시도 채 안된 시각부터 줄이 꽤 길었다.

(내 앞에도 딱 저만큼의 사람들이 더 있는 상태)

- 셀카인데 셀카 아닌 척 하고 찍은 사진이다.

 

 

 

 

내가 주문했던 '츠바메풍 함부르그 스테키'다.

나올 땐 은박지 봉투에 쌓여서 나온다.

 

 

그리고 은박지를 뜯으면 데미그라스 소스를 자작하게 얹은 먹음직스러운 함박 스테이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함박 스테이크는 고기냄새를 죽이는 것이 관건인데,

원래 고기맛이 좋은 것인지 요리를 잘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잡냄새 없는 전형적인 일본식 함박 스테이크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원래의 계획은 신주쿠에 오전까지만 머물다가 점심을 먹은 후 롯폰기로 이동해서 모리타워와 록폰기 힐스, 도쿄 미드타운 등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주쿠는 나를 쉽게 놓아주질 않았다. 해질녘이 되어서야 롯폰기행 지하철을 타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신주쿠에서 계획했던 것을 1/3도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휴가 기간은 너무 짧고 도쿄는 너무 컸다. 도쿄는커녕 신주쿠도 맛배기만 훑었을 뿐이었다.

 롯폰기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해가 진 후였다. 모리미술관 폐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하여 마음이 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