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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ooper Roadster

반전이 있는 심야세차 이야기

 오늘 낮, 진료실로 또하나의 택배박스가 배달되었다. 이젠 간호사가 웃으며 택배상자를 가져와도 부끄러운 표정을 짓지 않고 태연하게 받기로 결심했다.

 

 

 

 말자동차에서 주문한 스마트왁스 팩, 스마트 폴리쉬, 스마트 디테일 스웨이드, 바이칸 소프트 휠 브러쉬가 그 택배상자의 내용물이었다.

 지난 토요일에 비를 맞은 후에도 세차를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밤에 세차 하러 가서 이 제품들도 함께 써보기로 했다.

 

 화요일 저녁이라 8시부터 시작하는 퍼스널 트레이닝 수업을 한시간 동안 받은 후, 유산소운동은 15분 정도로 일찍 끝냈다.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가 한 덩어리씩 포장해서 보내주신 소고기 등심 한 팩을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해동한 후 후라이팬에 구워서 감귤쥬스와 함께 먹고, 자두도 하나 먹었다. 그리고는 세차용품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엘레베이터에서 거울에다 대고 셀카를 찍어보았다. 거울이 무척 지저분했던 것 같은데 사진 상으로는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 운동 후라 땀흘려서 떡진 머리를 감추려고 모자를 눌러썼고, 옷은 땀에 절은 운동복 차림 그대로다. 샤워는 세차 하고와서 하는걸로~

 

 

 

 

  이번주에 비소식이 있고,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비가 내리고 있는 곳도 있어서 그런 지 셀프 세차장에는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오늘은 느긋하게 왁스질까지 하고, 사진도 마음 놓고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5천원권, 만원권 모두 교환이 가능하다는 화폐 교환기에 만원짜리를 넣으면 정말 500원짜리 20개가 나오는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만원권을 넣으니 정말로 500원짜리 동전 20개가 나왔다. 한손으로 다 꺼내지 못해서 두손으로 꺼냈고, 혹시 빠뜨리는 동전이 없는지 여러번 확인해야 했다.

 

 내게 온 이후로 가장 더러워져 있는 상태의 미니 로드스터.

 

 고압 샤워를 끝낸 촉촉한 섹시 미니다. ^^

 

 오늘 배송 받은 '스마트 폴리쉬'를 본넷 앞쪽에 있는 미세한 스크래치 몇군데에다 사용해봤는데,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소낙스의 '스월 리무버' 사용 후에도 눈에 띄는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스마트 폴리쉬'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두 제품 모두의 정확한 사용 방법을 잘 모르고 기술도 딸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스마트 왁스를 어플리케이터로 차 전면에 골고루 펴바른 후 초극세사 타월로 열심히 닦고 있는데, 본넷과 차 우측면을 닦고 뒷편으로 돌아가서 닦으려는 찰나 위에서 뭔가가 차로 떨어졌다. 윗쪽을 올려다 보니 구멍이 숭숭 뚤린 검은 망이 지붕으로 덮여있었는데, 그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더라도 차 표면에 펴 발라놓은 왁스는 모두 닦아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자리에서 그대로 열심히 차를 닦고 있는데, (비 온지 몇분만에 어디서 우산이 났는지)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행인이 내게 황당해하는 듯한 표정과 시선을 던지고 갔다. 빗속에 셀프 세차장에서 차를 닦고있는 모습이 좀 유별나고 이상하게 보이긴 했을 것이다.

 빗방울이 좀 더 굵어지는 듯 했다. 아직 후면과 좌측 옆면에 묻어있는 왁스를 다 닦아내진 못한 상태였지만, 더이상 그대로 비를 맞으며 차를 닦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머지 작업은 지하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하려고 서둘러 차를 몰아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세차가 끝나갈 무렵에 비가 오다니...

 

세차 하고 돌아오는 길에 윈도우 브러쉬가 웬말?

 

 

 왁스까지 먹여놓은 미니가 비를 맞고 다시 촉촉히 젖어있다.

 빗물과 남은 왁스를 초극세사 타월로 모두 닦아낸 후, 유리창도 전용 세정제로 닦았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훌쩍 지나 있어서, 내부 세차는 오늘도 약식으로 간단하게 끝내버렸다.

 

 

 '내일 폭우가 쏟아져도 나는 세차와 왁스질을 하겠다~!' 뭐, 그런 마음으로 세차를 끝까지 마무리했다.

 

 내일 아침에 다시 비를 맞아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쨌든 오늘밤 미니는 저렇게 반짝반짝 광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