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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 이선희편'이 기대되는 이유

- 이선희 '불후의 명곡' 출연 사생활은 노코멘트.
- 컴백 이선희 '사생활 묻지마' 끝내 함구.

 지난 23일 대치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KBS 2TV '해피선데이 - 불후의 명곡'의 '이선희편' 녹화가 있은 후, 신문에 뜬 기사 제목이다.

 사실 그녀가 최근에 보여준 행보는 세인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만 했다.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과 더불어 뮤직비디오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인연'이 널리 울려퍼졌던 2006년의 초겨울, 재미 사업가와 극비리에 재혼 후 소속사와의 관계를 급작스럽게 정리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면서 '은퇴설'에 휩싸였던 이선희는, 지난 10월 예고도 없이 귀국하여 각종 행사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온갖 억측에 시달려야 했다. 
 이선희의 '불후의 명곡' 출연이 결정되었다는 제작진의 발표가 있었을 때에도, 그녀가 과연 방송을 통해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입을 열 것인가?'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지만, 그녀는 그런 세간의 관심을 의식했는지 사생활에 대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을 것을 출연조건으로 내세웠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24년을 함께 해 온 팬으로서도 이선희의 가려진 2년이 몹시 궁금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신변에 특별한 변화는 없으신지, 따님 양원이는 잘 있는지... 듣고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골수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팬카페에 조차도 아무 기별이 없이, 지난 10월 지방 행사 무대에 돌연 모습을 드러내셨을 때에는 서운한 맘이 들기도 했다. 인터넷에 누가 찍어서 올린 UCC를 통해 2년만에 무대에 선 누님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된 골수팬들의 원성이 팬카페 게시판을 가득 메우기도 했었다.

 사생활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뭔가를 감추려는 모습이 안좋은 시각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일부 언론들은 그녀의 갑작스런 귀국에 감춰진 이유를 캐내려고 집요하게 따라붙고 있다.  
 어쩌면, 이선희 개인에게는 그런 언론의 관심이 1월 말 출반을 앞두고 있는 새 앨범 홍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멀리있을 때에도 충분한 취재 없이 썼거나 근거가 약한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던 언론들을 모아놓고 컴백 기자회견을 열만한 능력도 그녀에겐 있고, '무릎팍'이라도 한번 출연해서 웃음과 눈물이 섞인 신세 한탄 한번 하고나면 대중의 마음을 더 쉽게 얻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선희는 사생활은 철저히 덮고 싶어한다. '불후의 명곡'에서도 음악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고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는 이말이 진심이라고 믿는다. 팬으로서 갖는 편애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런 예고 없이 무대를 통해 돌연 모습을 드러낸 조용한 컴백도 너무나 '이선희'다운 모습이다. 2년만에 돌아온 그녀의 모습은 떠나기 전 그 자리에 서있던 모습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었고, 돌아온 것이 아니라 늘 그자리에 서 있었던 것만 같았다. 2년의 애타는 기다림이 무안해질만큼, 그녀는 너무 담담하고 태연했다. 늘 그 자리에 서 있겠다던, 영원한 음악인으로 평생 노래하며 살겠다던 그 약속을 그녀는 져버린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떠나지 않았으므로, 돌아왔다고 요란스럽게 알릴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불후의 명곡 신년특집 - 이선희편'에서도 가장 그녀다운 모습을 보고싶다. 그녀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들어보고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하기에도 모자란데, 그녀의 사생활이나 신세한탄을 들어줄 시간은 없을 것이다. 히트곡이 너무 많은 탓으로 한 투표목록에 다 들어가지 못해서, 인터넷 투표도 2차에 걸쳐 진행되었다고 들었다. 
예능프로그램인 만큼 웃음의 요소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 그녀와 팬들의 바램대로 음악적인 부분에 더 집중한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녀의 숨겨진 예능본능에도 살짝 기대를 가져본다. 콘서트에서는 차분하면서도 재치있는 입담을 들려주기도 하고, '두근두근 체인지', '깁스가족' 등의 시트콤에서 코믹연기도 선보인 바 있는 이선희이니까 말이다. 유능한 '탁MC', '신MC'가 잘 이끌어주시리라 믿는다. '제2의 이선희'라는 말을 듣고있는 '윤하'양과 함께 하는 무대도 무척 기다려진다. 언젠가 한번은 두분이 같은 무대에 서는 모습을 꼭 보고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성사되어 기쁘다.

 사생활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노래 하나로 승부하는 가수로 보여지길 원하는 '진짜가수, 이선희'.
 가장 가수다운 가수 중 한명인 이선희가 출연하는 이번 '불후의 명곡'은 가장 '불후의 명곡'다운 모습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