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 내 진료실로 인터파크가 보낸 등기우편이 배달되었다. 그 내용물은 바로 2012년 7월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센세이션 코리아'의 디럭스 티켓이었다.
나는 지금 중요한 신변의 변화를 겪고 있다. 조용한 방에 혼자 있으면 땅밑까지 가라앉을만큼 한없이 무거워질수도 있고, 가끔 운전을 하다가도 혼잣말로 뭔가를 중얼거리다가 정수리 끝까지 치미는 분노에 몸을 파르르 떨기도 한다.
4년 전 '인생 최대'라고 생각했던 위기를 맞은 후 몇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깊고 긴 절망의 터널을 어느 정도 지나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미처 터널을 다 빠져나오기도 전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갈등곡선에 다시 휘말리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것이 분명한 올 여름에 대한 예기불안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뭔가 터질 듯 하면서도 터지지 않는, 이 폭풍전야 같은 고요함의 무게는 더 무겁고, 긴장감은 더 높이 쌓여만 간다.
이런 상태의 나는 이 불안과 긴장을 해소 또는 완화시켜줄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필요로 하고, 실제로 나는 많은 것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채우고 있는 것들이 바로 지금의 나를 버티게 하고, 극복하게 하는 장치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블로그는 지금의 내게 무척 중요한 공간이다.
하루밤의 공연에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센세이션 화이트'의 하얀 물결이 내 몸과 마음을 모두 하얗게 비워버리거나 채워주길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놓기싫은 내 청춘에 대한 미련, 또는 다시 찾고싶은 자유에 대한 의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앞으로의 내 인생을 좀 더 열정적으로 살고싶다는 결심, 새로운 인생을 새로운 에너지로 채우고 싶은 바람이라도 좋다.
'센세이션 화이트'에는 이 많은 것들을 모두 커버하고도 남을만큼 강력한 포스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이 있다. 설령, 8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녹초가 된 7월 22일 새벽에 씁쓸한 실망과 묵직한 피로만 남는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나는 7월 21일 오후 9시 이전까지는 이 설렘과 기대에 한껏 부풀어있고싶다. 그날의 하얀밤을 마음껏 꿈꾸고 싶다.
'센세이션 화이트'가 나의 여름을 열어줄 것이라면, 여름의 절정에는 'UMF 코리아'가 있다. 나는 이미 'UMF 코리아'의 티켓도 손에 넣었다.
나는 더이상 다가올 여름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담담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Gentle yet passionate!'
나만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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