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터 가이드-식도락

[죽전카페거리] 팔선생 / PROJECT D

 대구에서 올라오신 부모님과 함께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서 쇼핑 후, 저녁식사를 위하여 보정동 '죽전카페거리'를 찾았다. 넓지도 않은 길에 차들이 이리저리 얽혀 있는 골목골목을 차로 돌면서 저녁 먹을 곳을 물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참만에 최종 선택을 받은 곳은 바로 '八先生'!

 2002년 분당 차병원 인턴 시절, 내가 한창 중국음식에 빠져있을 때였는데, 병원 앞에 있는 중국집 '팔선생'은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문화혁명시대 즈음의 근대중국을 연상케하는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기존 중국집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낯선 메뉴가 뭔가 진짜 중국 같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그래서 인지, 다소 건조하고 불친절한 종업원들의 태도도, 이 빠진 그릇을 당당하게 손님 앞에 내놓는 매너까지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어떤 강렬한 포스가 있었던 것 같다.

 

 

 

 홍등이 걸린 외관은 학동사거리의 본점이나 야탑에 있던 분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규모는 좀 작아보였다.

 

 

 

 주차는 가게를 오른편에 두고 조금 더 지나쳐서 크라제 버거를 끼고 우측으로 꺾으면 뒷길이 보이는데, 건물 뒷편에 5~6대 정도 세울 수 있을 정도의 주차공간이 있고,

 

 

 

 아니면 길 건너편에 있는 주차빌딩에 주차하면 주차 확인을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외관은 그럴듯한 저 주차빌딩에 주차하는 것은 비추다. 차 한대만 통과할 수 있는 통로로 진입로와 진출로를 같이 쓰고 있고, 출구로 진입하는 공간도 지나치게 좁다. 들어가는 차와 나가는 차가 마주친 상황에서 한참 진땀빼는 운전묘기에 자신있는 분들이나, 급커브로 좁은 출구로 진입하는 기술에 능한 운전자분들만 주차하시길...^^ (더구나 여성분들에게는 주차장이 좀 으쓱할 수 있다.)

 

 

 

 

[나, 아버지, 어머니, 큰누나]

 

 

 

 

 

즉석에서 호일을 잘라 불을 붙여주는 '호일에 싼 두반장 소고기'.

중독성 있는 매콤한 두반장 소스는 오래전에 먹어 본 그 맛을 비교적 유지하고 있는 듯 했다.

 

이 요리와 함께 볶음밥을 시키셨다면, 소스가 남아있는 접시를 가져가게 하지 말고

남은 소스에 볶음밥을 비벼드시길...

 

 

 

 이 요리 이후에도 '꿔바로우', '새우와 베이컨 볶음밥', '짜장면'이 차례로 나왔는데, 한참을 먹고 나서야 사진을 안찍었다는 걸 깨달았다. (맛집 블로거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ㅋㅋ)

 예전에 비해 단맛과 매운맛이 조금더 들어간 듯한 '꿔바로우'는 옛날에 먹어본 그 맛이 아닌 듯 하여 약간 실망스러웠다. 짜장면은 면발, 소스 모두 훌륭한 수준이었고, 볶음밥은 남은 두반장 소스의 어시스트 덕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식후에 밖으로 나와서 주변 풍경 곳곳을 라이카 X2에 담아 보았다. 막눈의 초보 포토그래퍼에겐 자동 기능에만 의존해서 찍은 이 야경 사진들이 그저 멋질 뿐이다. 펌웨어 1.1로 업데이트 후에는 고감도에서도 노이즈가 확실히 개선된 듯 보인다. 

 

 

 

 

 

 

 기름진 중국음식으로 느끼해진 속을 상콤한 눈꽃빙수로 달래기 위해 찾아간 'Project D'.

 

 

 

 1인 1주문이 원칙이라고 해서,

 

 

 

 유기농 미숫가루와 3인용 (아이스크림이 없는) 밀크 팥빙수를 주문했다.

 

"팥 모자라면 말씀하세요."

 

 라고 종업원이 말해주고 갔는데, 팥이 좀 과하면 과했지 모자라지는 않았다.

 

 

 이상, 라이카 X2 초보 유저로서 어설픈 맛집 블로거 놀이를 해본 피터블랙이었습니다.

 다음부터는 먹는데 정신 팔려 사진 찍는 걸 잊어버리는 실수는 절대 안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