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간섭하기
박중훈쇼가 '여전히' 기대되는 이유
피터블랙
2008. 12. 22. 12:07
'박중훈'의 이름을 건 '쇼'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반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막말이 난무하고, 다소 소란스런 예능 프로그램들의 틈바구니에서 간만에 무게감있고 진중한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더랬다. '대한민국 일요일밤'이라는 제목에도 자신감이 느겨졌고, 첫 게스트 '장동건'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섭외였다.
오랜만에 안방극장 화면으로 돌아와서 홀로 무대에 선 박중훈 형님의 모습은 어딘가 좀 초조해보였다. 오랜만이기도 하시겠지만, 원 톱으로 토크쇼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천하의 박중훈씨에게도 큰 부담일 것 같았고, 그 부담이 시청자인 나에게도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1, 2회를 보면서 대체적으로 대화의 흐름이 짧게짧게 끊긴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체를 장동건 한 사람에게 할애했던 1회 때에는 그나마 좀 나았지만, 섹션이 나눠졌던 2회 때에는 그런 인상이 더 강했다.
보다 새롭고 흥미롭고 깊은 얘기꺼리를 끄집어내려는 노력은 인정하지만, 한 질문에 대한 깊은 대답이 나올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기 보다는 어떻게든 공백없이 빡빡하게 흐름을 이어가기위해 애쓰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은 능란한 진행으로 보이기 보단, 뭔가에 쫓기는 듯 초조하고 경직된 느낌을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박중훈쇼 대한민국 일요일밤'이 기대된다. 그의 인맥을 바탕으로 한 거물급 게스트들에 대한 기대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원톱으로 토크쇼를 이끌어갈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박중훈에 대한 기대감이다. 문제는 그의 존재감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그가 자신이 가진 것을 활용하여 어떻게 이 토크쇼의 존재가치를 만들어가는가에 있다.
아직 이 프로그램이 자리를 못잡고 있는 것은 그의 긴장이 덜 풀린 탓이라 믿고싶다.
자신을 믿고, 긴장 좀 푸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