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정의 빨간구두

올림픽 축구 가봉전에 대한민국 응원단으로 참가한 배수정

피터블랙 2012. 8. 5. 22:14

 8월 5일 저녁에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런던에서 만난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라는 제목으로, 올림픽 축구 사상 최초로 4강 진출에 성공한 우리 축구선수들에 대한 기사를 다루었다. 예선부터 8강에 이르기까지 멋진 경기를 보여준 태극전사들의 경기장 안팎의 이야기들을 화면에 담아 보여주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기사에서 다소 의외의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올림픽 개막식 방송 도중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웠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 '배수정'의 얼굴이었다. 후속 기사를 통해 '영국인은 영국에 사는 사람이라는 의미였으며, 자신의 뿌리는 한국'이라고 해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로 향한 싸늘한 시선과 혹독한 비난은 좀처럼 거두어지지 않았다. 배수정이 이번 런던 올림픽 기간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런던 100배 즐기기'라는 프로그램 역시 방영이 보류, 또는 연기되었다고 알고있다.

 

 한국말이 영어만큼 익숙하지 않았고, 다소 흥분된 상태에서 뜻이 잘못 전달된 것에 대한 사과의 뜻을 MBC 관계자를 통해 전하기도 했던 그녀가 '가봉전'에 영국인 친구들과 함께 한국 응원단으로 참여한 것은 그 미안한 마음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나쁘게 보려고 하면, 그녀의 이런 모습 역시 가식적인 행동으로 보고 더 큰 비난을 해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본인도 마음 고생이 많이 심했을텐데, 밝은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팬으로서는 너무 반가웠고, 이런 노력이라도 보여준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잠깐 보이는 모습만으로 쉽게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둘러싼 최근의 상황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어떻게든 작은 노력과 정성이나마 보이려는 모습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식 교육을 받고자란 배수정이 이번 논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을 보일지 (팬의 입장에서도) 무척 궁금했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되는 한국사람들만의 정서를 그녀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녀가 깊은 상처를 받지 않았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고 말이다.  

 

 

 영국 친구들과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는 배수정의 모습은 평소처럼 밝아보였다. 옆에 있는 흑인 여자분은 아마 배수정의 친한 친구인 모양이다. 최근에 비공식적으로 공개된 사진에서도 함께 있는 모습이 보여진 바 있다.

 

 

 

 

 

 친구들과 함께 힘주어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모습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배수정의 이런 모습은 미리 계획된 인터뷰였을 가능성도 있고, 대중들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연출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배수정은 본의 아니게 자신에게 배신감을 느낀 한국사람들에게 많이 죄송스러워 하고 있고, 또 용서를 받고싶어하는 듯 보인다.

 

 배수정은 이번 논란을 통해 느끼고 배운 것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우리들의 이해와 용서를 받고싶어한다.

 

 '너그러운 관용'도 우리 한국인들의 미덕이 아닐까?

 '영국에 사는 한국인' 배수정에게 한국인의 훈훈한 정과 따뜻한 포용력을 보여주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